서울이라는 장소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어느 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의 나는 꿈을 가득 안고 자신감을 들춰메고 있었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나도 이 곳에 기분좋게 녹아들어 톱니바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나역시 멋있어지고 싶다는 생각.
시간이 스쳐갈수록 꿈ㅇ게 다가가기 보다는 정체됨을 느끼면서 기대했던 것들은 걸레짝 혹은 짐짝이 되었다.
꿈이 들고 있기 거추장스러운 사치품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자.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나 서울의 모든 것은 회색빛깔의 것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 감정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바삐 움직이는 기계의 한조각.
모든 걸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지금은 생각했던 꿈보다 더 큰 의무를 짊어진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그래서 나의 이십대는 나의 노량진은 나의 서울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드라마를 보다가 그 당시의 내가 불현듯 떠올랐다.
나도 많이 힘들었었는데..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의 나를 힘들었던 나를 떠올리면 세상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한다.
많이 울었고, 많이 나약했었고, 많이 가난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공허했다.
그래도 가끔 생각나는 '나의 열정이 가득했던 공간들'.
그 공간을 이번엔 조금은 기분좋게 '새로고침'한다.
이모집에서 나의 집, 고시원으로 돌아가는 플래폼.
나도 모르게 내가 눈앞에 보이는 기분. 그 당시의 기분들.
'다시 돌아간다 현실로..'
'돌아가면 열심히 해야지...' 등등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아련아련..
더러운 신발을 신는 분은 아무 의도가 없었겠지만,
순백의 것들이 더럽혀짐으로 인해 꿈이나 생각이 변하는 우리들의 서울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나는 발이라는 피사체가 좋다.
다들 하체는 크게 꾸미지 않고, 다른 부분보다 사람들의 개성이 나타나는 부분이기도하고...
초상권의 문제가 없다...(...!!)
나가면 나는 꿈을 향한 각박한 현실을 마주했다.
나가는 곳이라는 의미가 여름밤 단 꿈에서 나가야 한다고 인식했던 순간들.
시끄럽고 기름냄새나던 컵밥집들이 죄다 사라졌다.
조금은 깔끔해서 보기 좋다.
다행히 사람들이 학원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라서 조용해서 좋았다.
남들이 모르는 노량진의 묘미는 시끌씨끌함 사이에 있는 조용조용함이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문구점이었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나 내가 처음 노량진 고시원으로 가면서 보았던 광경이라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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