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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NOW/2018

마리로랑생展 관람후기

by Timo Graphy 2018.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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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로랑생展을 다녀왔다.

 

1년만에 가는 전시회가 아닌가 싶다.

 

일신상의 문제로 바쁘기도 했었고, 나의 감정적인 변명에서 같이 갈 사람도 없다는 핑계가 컸다.

 

뭐랄까...

 

정확하진 않지만 연인과 친구가 북적거리는 장소에서 소외감을 느끼기 싫었던거 같다.

 

시간이 지나니 '우울함'과 '소외감'이라는 생각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복합적으로 다가오는 안좋은 생각들이 안쪽으로 더 깊게  파고들었다.

 

그렇게 회색빛깔 감정들이 나의 심연까지 잠식하지 않았나.

 

무심코 누구와 이야기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

 

 

그렇게 일요일에 마리로랑생전을 보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도착했다.

 

차를 갖고 갔는데, 걸어올때와 느낌이 달랐다. 뭔가 주변을 돌아보는것과 다르게 좀 더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달까?

 

주차장의 크기나 전시회를 기다리는 인파에 비해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들 걸어왔나보다.

 

2F에서는 고흐 to 마티스展을 하고 있었고, 1층에서는 마리로랑생전을 하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고흐인데.. 고흐에 관한 전시회는 사실 본적이 없으니... 뭔가 아쉬웠다.

 

'둘 다 보고싶은 전시회여서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고흐전도 보고 갔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더 빨리 나올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에 다른 작가의 감정선을 나에게 주입하는 것은 올바른 해석을 해칠 수 있다 생각하며 자위했다.

 

바보같이 오디오 가이드 줄을 서고 있다가.. 왜케 입장권을 끊는 사람이 많고... 왜 이렇게 진행이 안되는거지... 하며 투덜거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데스크의 정확한 안내문이 크게 적혀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직원은 그런 나를 보고 입장권은 여기입니다! 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괜히 나때문에.. 죄송하기도 한데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아쉽지 않았나 싶다.

 

가장 붐비는 시간에 대기를 했는데, 대기시간은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거 같다.

 

대기하는 동안에도 벽면을 덮은 핑크색과 마리로랑생이라는 글씨와 포스터가 눈을 빼앗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마리로랑생에 대해서 글을 읽다보니 사실 그렇게 긴 기다림은 아니었다.

 

 

 

청춘의 시대

열애의 시대

망명의 시대

열정의 시대

성숙의 시대

 

 

그녀의 작품에는 동물들(특히, 말 그리고 고양이) 악기(특히 기타) 흐리멍텅한 몽환적인 눈빛이 많이 등장했다.

 

 

청춘의 시대는 자신의 화풍을 찾기 위한 많은 습작들을 보았다.

 

피카소와 아폴리네르 등의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과의 만나고 함께 활동했으며, 그들의 초상을 그렸다.

 

입체파와 야수파와의 접촉 등 자신의 그림을 찾으며 시도한 수 많은 작품들에서 피카소와 같이 남자 화가들이 그리는 그림과는 많이 다른 이상을 주었다.

 

 

피카소나 다른 입체와는 다른 직선보다는 곡선의 사용

 

여성이 나타낼 수 있는 부드러움

 

아프리카 미술의 영향에 따른 어두운 색감

 

 

색채감을 기대하였기에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열애의 시대는 그녀다운 그림이 나오는 시기였고, 시대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동물의 등장

분홍색과 파란색의 사용

곡선

서정적인 눈빛의 등장

 

 

이 시기를 지나며, 연인이자, 가장 자신의 그림을 인정했던 아폴리네르와 실연한다.

 

헤어짐의 이유는 오해.

 

생각보다 인간관계는 자신의 뜻을 벗어나는 일은 많은거 같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 그들은 멀어지고 식어버리고 그리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한다.

 

그 후, 그녀는 방탕한 오토 폰 뷔체라는 독일인 화가 지망생과 결혼하게 된다.

 

그들의 실연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폴리네르는 그들의 사랑이 묻어있는 장소를 이름으로 시를 쓴다.

 

 

Le Pont Mirabeau

 

미라보 다리

 

Sous le pont Mirabeau coule la Seine

Et nos amours

Faut-il qu'il m'en souvienne

La joie venait toujours apres la peine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그러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Les mains dans les mains restons face a face

Tandis que sous

Le pont de nos bras passe

Des eternels regards l'onde si lasse

 

손에 손을 잡고서 얼굴을 마주 보자

우리들의 팔 밑으로

매끄러운 물결의

영원한 눈길이 지나갈 때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L'amour s'en va comme cette eau courante

    L'amour s'en va

  Comme la vie est lente

Et comme l'Esperance est violente

 

흐르는 강물처럼 사랑은 흘러간다

사랑은 흘러간다

삶이 느리듯이

희망이 강렬하듯이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Passent les jours et passent les semaines

Ni temps passe

Ni les amours reviennent

Sous le pont Mirabeau coule la Seine

 

날이 가고 세월이 지나면

가버린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만 흐른다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G. Apollinaire

 

 

 

망명의 시대

 

 

다시 등장한 회색빛깔들

 

파란 새의 등장

 

다가가지 못하는 분홍색 커튼

 

서정적이며 슬픈 눈빛들

 

 

 

 

오토 폰 뷔체와의 신혼여행 중 1차 세개대전을 맡게 된다.

 

독일인이었던 그녀의 남편으로 인하여 프랑스로 돌아갈 수 없었고, 그들은 스페인 곳곳을 돌아다니며 생활하게 된다.

 

 

이 시기를 지나며 고야와 벨라스케스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시기에 마리는 자신의 행복이었떤 파리로 돌아갈 수 없음에 크게 슬퍼하고, 술에 취하고 방탕하게 지내는 오토에게 실망하고 아폴리네르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

 

전쟁으로 아폴리네르도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고, 편지를 주고받던 중 어느날

 

'당신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나는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나는 죽을 것 같습니다.' 라는 전보를 받고

 

곧이어 '그가 이미 죽었다' 라는 전보를 받게 되며 크게 슬퍼한다.

  

 

 

열정의 시대 섹션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그녀는 오토와 이혼을 한 이후의 작품들이다.

 

일러스트나 연극극에 참여하기도 하고 코코 샤넬을 만나고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이시기엔 초상화도 많이 그렸다. 다시 돌아온 그녀의 화풍과 그녀의 감정선이 너무 잘 녹아 있어 좋았다.

 

성숙의 시대 섹션에서는 그녀의 노년기 작품들이다.

 

전혀 사용하지 않던 황색과 적색을 사용하고, 부드럽던 그림들은 강렬하고 거칠어지고 진해진다.

 

농익었을까.

 

다양한 실험을 끝까지 열심히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

 

 

그녀는 한손에 흰장미와 한손엔 아폴리네르의 편지를 들고 묻힌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고 기억하는 것이 작품외적으로 너무나 감명깊었다.

 

사랑의 감정은 3년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초월한 것은 뭐랄까 그렇지 못하는 나에 대한 반성이고 이상이랄까.

 

작품뒤의 그녀의 삶이 보여 더 기분좋은 전시회가 아니었나 싶다.

 

 

여자 화가의 작품을 보면 내가 아는 그림이나 느낌들과는 다른 느낌을 줘서 너무 좋다.

 

 

성별을 이겨낸 능력의 표출은 시대를 앞선 진정한 페미니즘의 표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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