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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NOW/2015

[01.28]앙리 까르띠에-브레송展 - 영원한 풍경

by Timo Graphy 201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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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까르띠에-브레송展 - 영원한 풍경

(아니, 20세기의 낭만)



  오늘은 DDP에서 열리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전을 다녀왔습니다.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보니(사진전이라니.. 사치일꺼야...라고 미뤘던게 사치였어요...) 어느새 전시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길래(15년 3월 1일까지)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16시 즈음 출발해서 다 못보고 나오는건 아닌가... 제대로 못보고 나오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요일과 금요일은 19시까지 관람이 가능해서 맘편히 볼 수 있었습니다.

 

  티켓은 전시장이 아닌 소셜 커머스를 통해서 구매했는데, 관람과 커피한잔을 포함해서 10,000원에 다녀왔습니다. 작품은 총 259점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그림 전시회만 다닌 저에게는 작품의 수가 상당히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는 전시회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사진찍기 재밌는 DDP라니, 게다가 첫 DDP 야경이라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에 발을 옮겼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감상하려고 하였으나... 오디오가이드 대여는 현금결제밖에 안된다는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오디오 가이드를 포기하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전시장으로 들어섰는데 생각 이상으로 친절한 우측 하단의 설명을 읽으며 감상했는데 오디오가이드가 부럽지 않을만큼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상자의 입장에서 적어놓은 문체여서 쉽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엔 전시감독이 전시회를 치밀하게 준비한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섹션마다 다른 벽의 패턴과 색상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주최측에서 브레송이 추구한 영원한 풍경속으로 들어가기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까뮈의 사진이 있는 중앙 섹션에는 유럽의 가정집의 벽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누군가의 집에 전시된 사진을 보고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가장 좋아했던 공간은 전후의 폐허가 된 건물의 벽을 형상화한 단 한개의 사진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폐허가된 건물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가족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신사. 전시감독이 좋아하는 작품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진 한장만을 위해서 그렇게 공간을 할애해서요. 그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는지 수십여분을 벽에 기대어 그작품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풍경과 다르게 풍경에 등장하는 아이때문인지... 상당히 희망적인 느낌을 받았거든요. 지금 이 사회도 그 사진처럼 황량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기분좋은 사진이었습니다. 희망을 가지려구요. :) 


  전시회를 관람하며, 흑백사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흑백사진은 색깔이 없다는 점에서 사진이 '사실의 기록'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부족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레송의 사진을 바라볼수록 색이 없다는것은 색이 가진 틀을,편견을 깨는 방법 중 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한말이 생각나더군요. 색은 주제를 어지럽힌다는 말이요.



그의 사진에 나의 생각을 입히면 작품이 완성된다.



  일반사진은 색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며 우리는 피사체가 가진 '색'이라는 틀과 편견에 갇혀버리고 그 이상의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작가가 던져주는 진짜 주제에서 멀어지거나 혹은 피사체가 주는 색감에만 생각이 머무르게 되는거죠. 관람객의 입장에서 작가의 작품에 자신의 생각의 색깔을 덧씌울 수 있는게 흑백사진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사진에 저의 생각을 입히면서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도록 색에는 여백을 두는거죠. 더욱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또한 감상에 빠져서는 '현재엔 존재하지 않는 20세기의 낭만의 색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면서 더욱 더 진하게 흑백으로 남아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그 당시의 영원한 풍경으로 말입니다.





당신의 사진에 나의 생각을 입혀봅니다.







  그의 그림엔 기하학이 있습니다. 평론가들이 해석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맞아 떨어지는 기하학적인 구도였습니다. 앙상하게 마른 아이의 갈비뼈와 수레바퀴의 바퀴살이 대칭되는 구도, 원형경기장의 문에 그려진 원과 창문의 사각형의 대칭되는 구도를 바라보며, 아 이건 정말 작가가 생각을 하고 찍은건가 아니면 얻어 걸린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레송이 머릿속으로 그린 생각이 사진 한장에 모두 담아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사진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스페인 내전 직전의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회색의 베를린 장벽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뛰어노는 아이들, 전쟁이후의 부서진 건물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음짓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의 웃음과 순수함은 시대와 국가를 뛰어넘는 순수함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사진이 기록매체로써 가지는 본연의 역할인 내전 이후의 사진들, 베를린 장벽이 생겨난 이후, 국민당이 망하며 공산당체제가 들어서는 중국, 이과 같은 역사적인 기록들을 바라보며 사진이라는 매체는 여타 예술과 다르게 역사와 예술을 하나의 2차원 공간에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저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으로 '나'의 역사를 조금 더 충실히 기록하고 남겨보아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했습니다.  올해부터 차곡차곡 사진을 모아서 저의 사진집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브레송의 인물사진의 경우 피사체인 객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가장 특징이 잘 나타나는 배경을 두고 사진을 찍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작품의 설명을 읽기 직전에 사진을 먼저보며 이사람은 뭐하는 사람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나서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습니다.


  또한, 익히 알고있던 많은 예술가들 정치인들이 등장하는데 사진을 바라보며 '유명인들의 사진을 모아놓은것 사진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익숙한 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에 그들의 성격이 드러난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저도 나중에 누군가의 사진을 찍게된다면 '가장 당신스러운 공간이 있는지?'를 가장먼저 물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공간이 가장 자신과 비슷한 공간이니깐요. 여운이 많이 남는 사진전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습니까..? 저 어정쩡한 팔...!!




  그렇게 사진의 거장의 아니, 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올린 사람의 작품의 감상을 마치고 나니 전시장 출구쪽에 자그마한 박물관이 있었습니다. 브레송이 사용한 동일한 모델의 라이카 사진기들, 제가 들고 있는 미러리스가 무색할 정도로 대단한 크기의 초기의 사진기들을 바라보니, 작가가 활동했던 그 시대의 여운이 저에게 다가오더군요. 


  따뜻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앙리 까르띠에-브레송의 사진이 저에게 준 여운을 느끼며 작품을 감상하며 준비했던 메모로 짬짜미 나만의 제목짓기 이벤트에 응모하기도 하였습니다. 포토존에서 다른 분의 힘을 얻어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볼거리도 많고 할거리도 많은 전시회였습니다.


  제가 지은 제목들은 이렇습니다. 운좋게 1960 버몬트 미국 - 여섯개의 시선은 이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2차 현장 투표가 있다는군요...ㅠㅠㅋㅋ 여섯개의 시선과 네명의 시선으로 상당히 고민했는데... 잘한건지 모르겠습니다...ㅠㅠ



1933 세비아 스페인 - 그때, 우리는

1960 버몬트 미  국 - 여섯개의 시선

1956 네덜란드      - 너를 기다려

1965 혼슈   간사이 - 기상도






  그렇게 전시회장을 나오며 여운을 간직하고 싶어서 두장의 엽서를 구매했습니다. 브리의 사진과 파리의 사진이었습니다. (이상하게 프랑스 사진만 가져왔군요...) 브리의 사진은 감정상태에 따라서 사진이 다르게 보인다길래 가끔씩 바라보며 저의 감정상태도 확인해보고, 소중한 누군가에게 편지를 적어주기 위해서 가져왔습니다. 

  

  파리의 사진은 저에게 충격을 주었던 사진이었기에 구매했습니다. 색이 없는 흑백사진을 단순히 명암비 통해서 프랑스국기와 비슷한 느낌이 생겨나더라구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순한 풍경사진으로 프랑스 느낌이 물씬 풍기게 하다니... 하지만 그는 공장의 연기와 흉물처럼 보였던 에펠탑을 통해서 산업화가 되어가는 프랑스에 대해서 우울함을 표현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프랑스를 가장 프랑스답게 담아낸거 같아 좋은 사진이었습니다.  그의 사진들을 바라보며 저는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한계는 존재하지 않는데 제가 틀에 갇혀서 사진에 대해 한계를 지어버린건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배울게 너무 많네요.












































































  이렇게 관람을 마치고 DDP의 외관을 구경하며 몇장의 야경사진을 찍었습니다. 그것도 이번에 데려온 30mm의 렌즈와 함께요. 이 녀석을 데려온 것도 브레송이 사용한 35mm의 화각은 아니지만 크롭환산 45mm를 통해서 브레송처럼 생각이 많이 담긴 스냅을 찍고 싶어서였습니다. 대중과 가장 가까웠던 브레송 덕에 즐거운 DDP였습니다.


  하지만...


  몰상식한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아주머니들이.... 폰카메라로 찰칵찰칵거리면서 찍지말라는 작품을 찍어댑니다... 어차피 보시지도 않으실텐데... 밖에가면 도록도 파는데... 포스터도 파는데... 그거 그리 찍어도... 화질이 나빠서 안보실꺼잖아요.... 

  도슨트 투어를 하길래 잠깐 봤는데... 워... 피리부는 사나이 만큼이나 사람많이 몰고다니더군요... 하 근데 따라다니면 작품제대로 못볼거 같아요 사람이 너무맣아요... 또한 별로인게... 도슨트설명이 좀 부실하고 전문적이지 않다는 느낌들었습니다.:)








P.S


  15.01.29에 앱카테고리 메인으로 걸렸네요...ㅠㅠ 아 영광영광....하아...이런날이 오다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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