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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순간이다. "돈"에 대한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쉽기도 하다.
예산은 그냥 답이 없다.
전에 캠핑 선배가 해주신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이 가장 와닿아 여기에도 인용한다.
차는 다 굴러간다. 그랜저를 타고싶냐 아반떼를 타고싶냐가 문제다.
그냥 이 말이 그냥 맞다.
한번은 그냥 우리가 소위 말하는 갑바?(나쁜 일본어!) 라고 하는 파란색 합성수지 천으로 타프(천막)을 치고 원터치 텐트로 캠핑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도 봤었다.
한번은 어디 해수욕장이나 편의점 앞에 있을법한 사이다 회사 이름이 적힌 파라솔 아래에서 부루스타에 고기를 구워드시며 캠핑장에서 차박을 즐기는 캠퍼들을 보기도 했다.
캠핑장에 가면 꼭 한 사이트씩은 원터치텐트를 갖고오셔서 저렴하게 입문하셔서 캠핑을 즐기시는 분들이 꼭 계신다.
지금은 흐믓해진다. 자신의 현재의 가용/계획예산 안에서 이 좋은 취미,행위를 즐겁게 즐기고 계시는 것이 참 보기 좋다.
나도 입문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유튜브와 각종 글들을 보면서 "저 장비로 캠핑을 한다고?"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렴한 저런 류의 제품은 뭐가 문제며, 어떤걸 사야지 오래 쓴다는 유튜버나 리뷰어들의 이야기에 저 캠퍼가 얼마나 구하기 힘든 장비를 들고 와서 있는가?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른 이들의 장비를 평가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빈 땅에 겉으로 보이는게 텐트이고 장비이뿐이다 보니 속물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게 문젠거다.
막상 캠핑을 즐기는 캠퍼의 속마음은 모른다.
그리고 그게 무슨 상관인데
지금은 캠핑이라는 행위 그 자체를 영위하는 것이 중요한 거지, 다른 사람의 이목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캠핑이라는 행위 자체가 즐겁고 재밌는거다.
우리는 그걸 평가할 필요가 평가받을 이유도 없다. 캠린이인 내가,우리가 그런 위치의 사람인가?(그리고 캠핑이 무슨 대회도 아니고, 우리가 뭐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인가?)
다른 누군가가 그런 생각을 가지더라도 무슨필요야? 내가 좋고 편한데? 내가 여기에 더 쓸 돈이 없는데?!
사람마다 가용 예산 범위가 다른데, 자꾸 좋은 장비를 사라는 둥, 없는 사람에게 의자는 20만원짜리부터 사라는 둥 이야기는 되려 입문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캠핑에 대해 입문하고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눈이 높아진다.
그리고 유튜브나 이래저래 괜찮다는 리뷰의 제품은 대체적으로 비싸다. 망설여지고, 이 좋은 행위를 미루게 된다.
아냐. 그냥 일단 시작하면 돼.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은 사진은 가장 보기 좋은 것을 찍고 그것들중에서 엄선해서 남들에게 보여준다.
(나는 일단 그렇다.)
정말로 장비 자체에 진심이셔서 이것저것 많이 써보고 금방 되파는 분들도 계시곤 하지만(그 부분도 방법에 따라 취미의 일부이므로 격하하지 않는다.), 평범이라는 영역의 사람들은 자신이 최근에 구하기 힘들게 구한 장비들을, 자기에게 가장 좋은 장비 사진을 보기좋게 찍어 올린다. (그리고 올릴 사람만 올린다.)
그러다보니 그런 장비가 괜찮아보이고, 이뻐보이는 장비들을 바라보는 초보캠퍼의 입장에서는 모두들 그렇게 비싼 장비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고 어느 순간엔 그게 당연해 보인다.
나도 그렇게 예산 앞에서 수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런 좋은 장비도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이쁘지 않은 순간도 있다. 다만 그런 좋은 장비가 이쁘지 않아 보이는 사진은 Q&A와 같은 게시판에 있는데, 사람들은 그 사진들을 보지 않고 홍보성 리뷰어나, 정말 잘찍은 사진만 보다보니 캠린이들은 언제나 이쁘게, 잘 쓰니 저걸 사야한다 생각한다.
비싼게 이쁜 것도 사실이다.
다들 아시죠? 내눈에 이쁘면 다른 사람들 눈에도 이쁜거? 그래서 비싼거고, 비싼 물건에 열광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예산은 끝도없이 늘어간다. 위에서 말한 그랜저가 아니라, 페라리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삼천리 자전거도 가능할 것이다.
(필자의 첫번째 캠핑 장비는 5만원짜리 카르닉 원터치 텐트였고, 이케아에서 산 1.5만원의 베드 테이블, 그리고 마트에서 산 2만원 돈의 부루스타가 끝이었다.)
그래서 너는 얼마썼냐고,
일단 나는 내눈에 이쁜게 좋았고, 브랜드의 제품을 신상으로 꽤 많이 구매했다. (중고를 적극 활용하긴 했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나의 마음에 되팔이가 중요했다.
그래서 지금 보니 오토캠(250)+백패킹(58)으로 308만원정도 썼다. (총 지출 358만원, 되팔이 50만원)
두가지 방식의 캠핑 장비를 갖고 있고, 4인 접대캠까지 소화할 수 있다라고 말하면 캠퍼치곤 적게 쓴편에 속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중복투자를 줄였던게(시작을 미니멀로 시작한게) 한몫한다. (자세한 내용은 1편의 기본과 3편의 장비편 참고)
예산은 정말 가지각색이다. 50만원 이하로도 시작할 수 있고, 그 장비를 유지할 수 도 있다.
다만, 성격이 하나만 진득하니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가지 못할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긴 한다. (들어간 돈 때문에 못바꾸는 것도 사실이다.)
입문의 입장으로 200만원 이하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너무 비싸다고? 그러면 50만원만 들고 당근당근 하다보면 돈이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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