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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동생에게 주말에 저녁을 먹자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 토요일. 나의 중간고사를 끝내고고 먹기러 이야기했다.
오랜만의 중간고사.
대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안됐으니 그렇게 긴 시간만은 아닌거 같아도 '시험'이라는 존재 앞의 나는 조금은 변한 듯 하다.
막연한 순간의 '시험'이라는 이 불편한 존재가 그러한 감정을 넘어 어리고 풋풋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으니까.
같은 날 시험을 본 또 다른 친한 동생을 꼬셔 셋이서 저녁 노을을 맞이했다.
날도 좋으니, 옥상에 가는건 어떻냐는 나의 제안에 다들 흔쾌히 수락했고, 각자의 캠핑장비를 더해 가볍게 캠핑분위기를 연출했다.
뭐랄까. 끼리끼리 노는 사람들. 이랄까.
서로 뛰어놀기 바빠 오래 얼굴을 보지 못해도 언제나 비슷하게 서로를 대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
언제까지 남아있을까. 모르겠다. 일단 당분간은. 괜한 생각 말자.
언젠가는 1년에 2년에 한번 겨우 만나 그 순간을 털어놓는 사이가 되거나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어색한 웃음을 나누는 사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오늘만큼은.
시작은 오늘의 이유였던 새우로 시작을 했다.
'새우'라는 식재료는 나에게 '가을'이다.
추석이 되어 고향의 어느 술집에 모여앉아 '새우소금구이' 를 먹으며, 무더위와 선선함의 교차를 느꼈으니 말이다.
올 추석엔 소중한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느라 새우를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새로운 느낌이었던 걸까.
새우를 먹다 멀리 붉은 하늘을 바라봤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봄과는 다른 느낌으로 색이 다채로운 것이고, 또 하나는 구름이 적다는 점이다.
오늘의 하늘은 다채롭다.
매번 달라지고 변하는 우리의 삶처럼. 우리의 생각들처럼.
어디로 튈지 어떤 색으로 변할지 모르는 우리처럼 노랗던 하늘은 점점 붉은 빛을 냈다.
그 날의 하늘을 보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무리로는 해물 파스타.
메인은 성게지만, 겉보기만큼이나 앤쵸비에 이것 저것 들어간 신선한 파스타였다.
셋 다 요릴 좋아하다보니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누며 먹는 맛이 즐거웠다.
노을은 사라졌고, 달은 멀어졌다. 그리고 우린 가까웠다.
내년 봄까지 안녕 옥상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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