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α7iii + SAMYANG 50mm f1.4
우연이었어.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우측통행(Keep Right) 라는 평소에 자주 마주치던 그 단어를 봤어.
매번 매일 마주치는 단어잖아.
참 웃기게도 불현듯 Keep Right 에 꽂힌거 있지?
정치적인게 생각났어. 좌파와 우파. 좌익과 우익.
프랑스혁명에서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어느 쪽에 앉아있었는가?"가 시작이었다고 해.
그런데, 그게 정말 앉아있던 자리 위치가 영향을 끼친걸까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거 있지?
좌/우는 단상에서 바라보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들의 뒤에서 바라보는 것인지에 따라 좌/우는 바뀌어.
그런 상대적인 개념이 어떻게 절대적인 이념의 척도가 되었을까.
정말 그 사람들이 의장석에서 바라볼 때 좌측에 앉아 있어서 좌익이 된것이고, 우측에 앉아 있어서 우익이 됐던걸까?
영어에서 Right 와 Left 와 그 비슷한 발음인 Light/Reft 가 가지는 사전적 정의를 봐도 이 두단어는 느낌이 달라.
Right
|
Left
|
Light
|
Reft
|
대충봐도 Right/Light 는 굉장히 긍정적인 단어이고 Reft 와 Left는 별 의미가 없거나 약탈하고 빼앗는 부정적인 단어야.
나는 언어학이나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라서 전공자가 보면 무식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의미와 정의는 그 뜻을 새긴 사람의 의도가 입혀지는 거니까.
이 단어가 나타나는 순간, 프랑스혁명 시점에서도 소위 좌익이라는 사회주의자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었나? 싶었어.
그리고 다시
Keep Right.
길 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역시 Keep Right 하게 살아야지. 우측이 아니라. 올바르게.
올바르게 산다는 건 어떤걸까.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과 지금 사회통념에 맞춰 살아가는게 올바른걸까.
어떻게 해야할까?
올바른 것과 하고 싶은 것. 해야하는 것과 되어지는 것들.
뭐가 옳을걸까? 올바른 것들은 1년, 10년, 20년 그 사회상규에 따라 급격하게 바뀌어. 내가 어릴 때 부모님께 들었던 올바른 어른과 지금의 올바른 어른은 달라.
선생님이 때리던 당연한 훈육이 아동폭력과 학대로 바뀔거라고 그 당시 선생님들은 생각했을까?
아침이면 사무실에서 다들 담배하나 꼬나물고 업무 회의를 했대.
당연한게 당연한게 아니게 되고, 올바른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는데
어떻게 사는게 맞는걸까. 그걸 또 누가 정의할까?
지하철역 앞 우측통행을 보고 느끼는 감상치고 너무 무거운 생각이 들었던거 있지?
누가 뭐래도 나는 내 마음가는대로 살아갈테고, 훗날의 누가 나를 판단해도 어쩔 수 없었다고 답할거야. 나는 그게 좋았다고 이야기할거고. 후회없이 하루를 사는게 맞다고 생각해.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점점 그렇게 후회없이 오늘만 생각하고 살아가는게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서.
남들처럼 시간과 조건에 맞춰 결혼을 하고, 남들처럼 돈을 모아서 집을 사서 재산을 증식하고 그게 맞다는 생각이 내 생각을 잠식하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가는게 무서워. 살아가는 건 현실이니까.
괜스레 생각이 무거운 날이었어. 버겁고 생각할 수록 무거워지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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