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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이 도래하면 그 순간부터는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순간이 다가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가 보다.
아직도 모든게 쉽지 않고 어렵다.
아니, 환경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인지.
평범하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들 조차도 어렵게 다가오는 순간이 생겼다.
지금껏 지향했던 삶의 방향성을 잃은 느낌.
모든 것은 등가교환이라고 생각한다. 음. 등가교환이자 에너지보존의 법칙.
무언갈 잃으면 무언가를 얻는 법.
내가 지금 잃고 있는 이것들을 대신하여 얻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 얻고 있는 이것들이 쓰임새가 되려는지.
내가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 나의 실패해왔던 것들을 적으며 적었던 변명이 있다.
'내가 누구보다 아팠기에 아픈 이들의 마음으로 그들을 더 보듬을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자만이었는지.
아프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나 스스로를 보듬을 힘조차 없는 내가 누구를 보듬는다는 건지.
어느 순간이 되어야 얼마나 더 어른이 되어야 나 스스로를 당당하게 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밤이 깊으니 생각이 깊은 영역속으로 내려 앉는다.
가을밤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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