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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yself/Pensieve

[2023.09.06.]MBTI 이야기 - S사회에서 N으로 살아가기

by Timo Graphy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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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MBTI 검사를 진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나의 성격 유형은 ENTP가 나왔다.(E:7/30, N:7/30, T:17/30, P:5/30)

뭐, 이게 타고난 성격유형이라서 바꿀수는 없다는 강사의 말이 있긴 하더라.

 

그 검사에서 회사 대부분의 사람들이 'S'라는 사실을 알았다. 

일단 지금의 우리부서만, 내 윗사람들은 죄다 ESTJ, ESTJ 다. 어쩐지 잘 맞는듯 해보이더니. 

강사 설명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STJ라고 했다. 뭐, 회사에서 J로 살아가는게 편해서 J인건 믿을수 없다는 강사의 말이 있긴했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이해가 가더라고. 왜 회사에서 '자유로운 영혼','특이하다' 라는 소리를 듣는지. 동기가 아닌 회사사람들에게 그렇게 마음이 가진 않는지...

 

원래 수직적 문화가 팽배한 회사에서 꽤 나름 창의적인 부서에서 임기응변과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를 하며 '일 잘한다' 소리를 듣고 일을 했었다. 그럴만한게... S들은 잘 못하고 기피하는 업무였었으니까... 생각해보면 그게 이 조직에서 내가 맡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자리였긴 했나보다. 

야근도 많고, 힘도 들었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건 업무가 재밌었고, 사람들이 좋아서 였다. 

 

조금은 '까라면 까야'하는 원래의 회사 분위기에 맞는 부서로 옮겨지게 되었고 인원감축과 맞물려 수직적인 문화에서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업무가 흥미가 없고,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꼬리를 물게 되었다.

일이 재미도 없고, 기존 하던 것과 조금 안맞는 부분을 개선해보려고 하면 '그냥 하던대로 해라'라는 말에 의욕이 더 떨어지는 요즘.

이래저래 특이하다. 다르다. 자유로운 영혼이다. 라는 이야기를 한 종종 들어도 '맞아 나 또라이니까, 그냥 이게 내 성격이니까. 나에게는 창의적인 장점이 있으니까.' 생각하며 자위하며 버텨내고 있었다.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보다 불편함을 감내하지 못하는거 같아서, 일을 너무 못하는거 같아서, 업무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거 같아서,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지 않을거 같아서 이 조직에 내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같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몸까지 안좋아지니 더더욱 땅굴을 파게 되네.

 

'숲'이 보이는 사람이라서, '나무'가 보이질 않아서 업무에 부적응하고 있는 내가. 숲을 보는게 즐겁던 내가. 나무만 보고 있자니 답답한게 처음이라, 그런 내가 요즘 너무 싫어진다. 

 

그렇게 오늘 MBTI 검사를 하다가 '사과'를 보면 떠오르는 걸 적는 걸 했는데... 대부분 "빨갛다, 맛있다,사과잼,나무' 이런 이야기를 할때, 

'애플,뉴턴,생명,선악과,아담과이브,내외면의 차별점' 이런걸 적는 내가 이 조직에서 소수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나를 신기하다, 특이하다. 라고 말할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며, 무언가 '쿵'하고 맞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맞아. 그러니까 특이하고 안맞았던 거지.'

그동안의 내가 힘들었던 이유를 오늘 더 확실히 알게 된 느낌이다. 그리고 이게 타고 난 거라서, 개선의 여지가 뾰족하지 않다는 걸 스스로 알다보니 별의 별 생각까지 많아지네.

 

그러면서 마지막에 말씀하시는게 'N이 S가 하는 일을 할 수는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더 힘든거다. 손깍지를 반대로 끼고 있는 것처럼.' 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조직에 더 머무를 수 있을까. 이 조직에 머무른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다.

그렇다고, 이제 쉽게 예전처럼 터놓고 말할데도 없네.

그만 적어야겠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답답해지네.

 

어른이라는게 담대하고 단단해야하는데 말야.

내일도 출근해서 괜찮은 듯 웃고 먼저 말걸고 대답도 잘해야겠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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