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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yself/Pensieve

[2025.06.13.] 늙는다는 것.

by Timo Graphy 202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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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아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3개월에 한번씩은 치과 검진을 간다.

최근에 큰 돈을 부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자주 방문하고 있다.

 

두려울 수록 더 가까워져야하는 아이러니가 너무나도 싫다.

 

언제나 걱정과 함께 치과에 들어선다.

유전적인 형질에 어려서부터 치과를 많이 다니다보니 '치과'라는 단어조차 두렵다.

 

3개월만의 스케일링을 '청소 잠깐 할게요' 라는 말로 돌려 이야기하시는 게 재밌다.

6개월만의 방문에서 한숨을 푹푹 쉬시며 '이러시면 안된다.'는 말이 무색하게

'관리를 잘하고 계시네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치과의 칭찬에 너무나도 다행스러웠지만

 치실을 넘어서서 넓어진 치간에 치간칫솔을 처음으로 들이밀었던 나의 시험대였다.

"원래 잇몸이 안좋으신 편이라. 이정도면 괜찮으시고, 뭐 이정도는 뭐 노화니까. 괜찮네요"

 

노화

 

노화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이 오다니.

뭐 그럴 나이이기도 하지만, 요즘 부쩍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라 더욱 그렇다.

노화라는 단어를 듣고서 긁히는 날이 오다니.

 

늙었나보다.

 

두 번째 운전면허의 갱신을 맞아 새롭게 사진을 찍는다.

외모는 내가 살아온 삶의 회상과 증거다.

눈꼬리와 입꼬리 그리고 주름살은 내가 지나간 순간의 상흔이다.

 

나는 그렇게 좋은 어른으로 늙어가고 있는지 나의 얼굴이 증명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뭐야... 독기가 서려있다.

부드럽다더니. 다 뻥이었구만...?

 

난 뭐 짜증많고 예민한 편의 사람이니까.

조금 더 선해지도록 선하게 살아보도록 해볼게. 미안하다. 얼굴아. 

 

어른이 되는 게 너무나도 부럽던 내가 이제는 늙어감을 마주하고

살아갈 날이 많던 내가 살아온 날이 많아지는 내가 되어 간다.

 

삶이 완연해지고 있다.

 

작년에는 우주에 심취해 삶의 의미를 고심하던 나였는데, 

올해엔 노화와 죽음이 주제인가보다.

부쩍 늘어난 주름살과 줄어든 머리숱과 잘 낫지 않는 몸의 삐그덕거림이 어색하다.

 

그리고 요즘 너무 부쩍 아파.

기분나쁘게.

 

삶의 기와 승을 지나 전으로 향해가는 걸까.

삶은 언제까지 아름다울 것일까. 

꽃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이 없듯이.

추억이 될 오늘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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